🧳 "잠원동 한신아파트를 떠나, 평택 어머니를 향해" [시리즈 2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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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터미널 건너편 "잠원동에서 시작된 세 번째 직장, 그리운 암사동" [시리즈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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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야기합니다.
이곳 잠원동에서 돈을 모아 어머니를 찾아갈 결심을 했다. 정확한 위치는 기억나지 않았지만, 평택 어딘가 외할머니가 운영하던 암소갈비집이 있었고, 거기에 어머니가 잠시 머무른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었다.
월급날이면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매월 돈을 모았다. 용돈은커녕 군것질도 줄였다. 언젠가 꼭 어머니를 찾아가겠다는 그 다짐만이, 내가 매일 자전거 타며 배달을 계속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은 모든 게 달라졌다. 잠원동 한신아파트도, 그 음식점도, 그때의 나도 사라졌지만, 그 시절 냄새, 소리, 감정은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다.
잠원동 중국음식점에서 일한지 한 달 만에 사장님이 바뀌었다. 여성사장님은 다른 지방으로 이사 갈 사정이 생겨 부득이 중국음식점을 정리했지만, 새로 바뀐 남자사장님과 함께 상호 간판은 바꾸지 않았다.
장사가 안되어 나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장님이 바뀌어 그런지 홀에서 일했던 종업원 형과 주방에서 일했던 주방보조형 역시 그만두었고, 졸지에 주방장과 나만 남게 되었다.
새로운 사장님은 주방장과 통성명을 나눈 후, 매일 새벽 도매상으로부터 배달오던 해산물 공급을 끊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새벽 5시쯤 일어나 나를 깨워 반포동, 흑석동을 지나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함께 가서 직접 재료를 고르고 차에 싣고 왔다.
졸지에 주방보조가 그만 둔 관계로 음식점 문 열기 전부터 야채 다듬고, 해산물 손질하는 일까지 모두 내 몫이 되었다. 그래도 잠실 '야래향' 중국음식점에서 폭력에 시달렸던 것과 비교하면 일이 힘들고 고되어도 참을 수 있었다.
특히 새로 바뀐 사장님 역시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40대 초반이었고, 외식업 경험이 전무해 주방장과 나에게 거의 모든 것을 맡겼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로 의지하며 음식점을 꾸려나갔다.
예전 잠실 '야래향' 중국음식점 사장님이 월급을 통장에 넣어준다고 해 한 푼도 직접 받을 수 없었던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매달 정해진 월급을 직접 현금으로 받을 수 있었다.
적은 금액이지만, 그 돈으로 필요한 옷도 사고, 기본적인 생활도 가능해졌기에 삶에 작지만 확실한 변화가 생겼다.
사장님 바뀐 지 보름쯤 지났을 때, 홀과 주방에 종업원 형 두 명이 새로 들어오면서 내 일이 크게 줄었다. 덕분에 본래 맡은 배달에 집중할 수 있었고, 음식점 운영도 점점 안정되어 갔다.
그렇게 3개월쯤 지나, 월급도 어느 정도 모였고, 난 드디어 평택으로 떠날 준비를 시작한다. 내 인생을 중국음식점에서 끝낼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 어머니를 찾아가야만 했다.
사장님께는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밝혔고, 나를 대신해 배달을 맡을 사람을 뽑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 나를 사장님은 무척 아쉬워하면서도 다행히 이해해 줬다. 인수인계를 마치고 난 뒤, 드디어 잠원동을 떠날 수 있었다.
3개월 동안 사 입은 옷과 세면도구 등으로 인해 짐은 꽤 무거웠지만, 마음만큼은 가벼웠다. 무거운 짐가방을 어깨에 둘러메고, 이제 잠원동 한신아파트 상가를 천천히 빠져나왔다.
생각해 보니 그 때 그 설레는 마음, 처음이었던 것 같다. 별거 아니지만, 뭔가 내 힘으로 처음 해 낸 기분이랄까? 마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여행자처럼, 그렇게... 발걸음이 가벼웠다. 나의 자유로운 첫 여행은 어떻게 될까?
두려움은 없었다. 평택에서 오로지 어머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설레는 마음뿐이었다. 또 다른 악의 구렁텅이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다음 이야기에서 이어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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